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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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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미녀 팀닥터, 다나오카와의 만남~

  • 작성일 2019-03-11 오전 5:31:00 |
  • 조회 12


“아! 그나저나 왜 이렇게 검시관이 늦어?~”

오카야마는 화가 난 듯이, 날씨도 더운 데 빨리 검시관이 오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다.

“죄송합니다. 반장님, 오늘 동경 교외에서 야쿠자들끼리 대규모의 충돌이 있는 바람에 사람이 몇 죽었답니다. 그래서, 지금 검시관들이 거기 문제로 다 나가고 지금은 하나도 없어요. 조금 전에 연락이 왔습니다.”

다나카가 가까이 다가와, 조금 전에 핸드폰으로 걸려온 사실을 전하였다.

“이거 큰일났군. 하필이면 이런 때 그런 일이... 모처럼 문제의 [검은 그림자]의 단서를 잡았는 데... 이러다 시체가 부패해 버리면, 그나마 사망추정시간을 알아낼 수 없어져서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가 사라져 버리는 것 아냐?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지?”
“제가 도와 드릴까요?”
“아니?”

오카야마는 그쪽을 주목하였다. 아니? 왠 20대 중반에서 후반쯤 되어보이는 한 지성미 넘치는 풍의 여인이, 죽어있는 호리보시 감독의 시체 가까이 다가가 오카야마 반장에게 묻고 있었다.

인텔리 냄새가 풍기는 지성미가 넘치는 이십대 중반쯤의 여인으로서, 하얀 가운을 걸치고 있었다. 아주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는 데, 단순한 미모가 아니라 어딘지 모를 아주 귀골의 미모를 가진 여인이었다.

오카야마가 그 미인에게 놀라고 있는 데, 그녀는 더 이상 다른 소리도 하지 않고 죽은 감독의 시체 가까이 다가오더니 시체를 자세히 검시하고 나서 밝혔다.

“죽은 지 지금으로부터 한 한시간 정도 지났군요.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것이나 사후경직정도를 볼 때, 급작스럽게 즉사한 것 같아요! 역시 사인은 권총이군요. 아, 너무 끔찍해요. 이마에다 권총을 쏘다니...”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어머! 저 분은 누구지요? 치어걸 같지는 않는데...??”

원희는 그 끔찍한 사체 가까이 와서 경찰의 검시관이 도착하기 전에 시체를 검시하고 있는 그 당찬 20대 중반쯤의 여자를 쳐다보며 감탄하였다. 그나저나 왜 선수대기실 안에 여자가 있을까? 프로야구장에 그럴 여자라고는, 대개 선수들에게 음료를 배달해주는 치어걸밖에 없는 데... 뜻밖에 저 여자는 치어리더로 보이는 야한 옷은 걸치진 않고 하얀 가운을 입고 있으니...

“아, 저 여자? 알고 싶나? 원희양? 우리 팀닥터야!”

한 프로야구 선수가 원희에게 다가와 설명해준다. 바로 미즈하라 선수였다.

이미 앞에서 설명한대로, 지금 이 야쿠르트 팀의 1번 타자이자 주전 중견수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 평소 원희가 야쿠르트 팀의 팬으로서 무척 좋아해서, 가끔 사인도 받아가고 해서 원희와는 다소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원희네 학교에서는 원희처럼 야쿠르트 구단을 좋아하는 여학생들끼리 팬클럽을 만들어 가끔 구장에 오빠 부대로 나가기도 하는 데, 원희가 바로 그 모임의 회장이어서 간판급 선수인 이 미즈하라와 가끔 만나 팬레터를 전해주기도 했던 것이다.

그래서, 평소 원희와는 오빠 동생하고 부르는 사이였는 데, 그 미즈하라가 원희의 옆에 서서 대답하고 있었다.

“팀닥터요?”
“응! 우리 구단은 일본의 12개 구단중 유일하게 전문 팀닥터가 여자지.”
“그랬군요... 저 분이 이 야쿠르트 팀의 팀닥터시군요!”

원희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당신이 이 야쿠르트 팀의 팀닥터요?”

오카야마는 그제서야, 그 당돌한 여자의 신원을 알았음인지 가까이 다가왔다.

“네! 저, 반장님, 지금 검시관이 없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 네! 그럼 좀 부탁합니다.”

오카야마는 그 문제의 여자가 야쿠르트 팀의 전문 팀닥터라는 사실을 깨닫자, 돌연 공손해진 어조로 그녀의 의향을 받아들였다.

오카야마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녀는 시체 가까이 다가가 감독의 사체를 자세히 검시하고는 아까 얼른 보고서 한 검시 결과 말고도, 또 다른 명확한 소견을 내놓았다.

“이미 밝힌 대로, 권총이 이마를 관통한 게 사인이군요! 단 한방에 정확하게 머리를 뚫은 걸로 보아 명사수같아요! 또, 아마 지금으로부터 한 한시간 전쯤 이 방에 들어와 피해자가 자신을 향해 돌아보는 순간 방아쇠를 당긴 것 같아요.”

그녀는 감독의 이마 한가운데 뻥 뚫린 시뻘건 총알구멍을 자신의 손가락으로 살짝 벌려 보면서 결과를 밝혔다. 원희는 기가 막혔다. 세상에... 죽은 사람의 시체 정도가 문제가 아니라, 그 피가 철철 나오고 있는 총알구멍을 손가락으로 만져보다니... 살인사건에 이골난 원희 자신도 거기까지는 자신이 없는데...

“음. 그래요...”

오카야마는 팀닥터가 검시한 결과를 보고, 대충 상황을 짐작하였다. 자신이 보기에도 호리보시 감독이 그렇게 죽은 상황임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원희는 그 총맞은 시체도 무서워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와 검시를 하고 있는 그 당찬 여류 팀닥터한테 감탄하였다.

‘어휴, 나보다 더 당찬 여자도 있었구나! 하긴, 저 여자는 의대생이라니까... 듣자 하니, 의대생들은 졸업 시험 보기 전에 사람 시체를 맨날 해부하면서 실습한다지? 그러니, 저 정도는 껌이겠지 뭐.’

원희는 나름대로 애써 이렇게 정당화시키며 생각하였다.

“어때? 원희양! 저 여자 아주 당차지? 보통 여자가 아냐! 산전수전 다 겪은 부친의 피를 그대로 이어받아서인지, 어떤 상황에서도 제 할 일을 해내지.”

낯익은 목소리에, 원희는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미즈하라였다. 재작년부터 원희와 이웃사촌이 되어서 오빠동생하고 지내던 사이인 그 남자는, 마침 콜드게임으로 끝난 경기를 막 마치고 들어왔는지, 아직도 유니폼(?!) 차림이었다. 그는 원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이, 이런 설명을 하였다.

“비록 저렇게 가끔 남자보다도 훨씬 대담해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없을 듯 싶기도 하지만, 그건 절대 아냐! 저 팀닥터를 사모하는 선수들이 우리 구단에는 너무나 많지. 난 유부남이라서 결혼을 할 수 없는 처지라서 별수 없지만, 우리 팀뿐 아니라 타 구단에서도 총각선수들이라면 누구나 저 여자를 사모하고 있을걸.”

미즈하라가 저 절세의 미인 팀닥터, 다나오카 히토미가 야쿠르트 제비 구단의 총각 선수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다는 점을 원희에게 상기시켰다.

“이 구단의 총각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다고요? 하긴, 이쁘고 배운 게 많게 생겼으니까 그럴만도 하겠네요!”

원희가 미즈하라에게 그렇게 밝히자, 야쿠르트팀 프로야구 선수인 미즈하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단서를 덧붙였다.

“물론 저 여자가 우리 구단의 선수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그런 이유도 있긴 해!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저 여자의 집안 때문이지!”
“네? 집안?”
“저 여자, 우리 구단주의 딸이야. 왜 알지? 우리 야쿠르트 기업의 경영주이신 다나오카 하나쯔키씨 말이야!”
“네에? 구단주의 딸? 그럼 야쿠르트 그룹 다나오카 하나쯔키 씨의?”

원희는 미즈하라의 설명에 깜짝 놀랐다.

“그래! 맞았어. 바로 우리 구단주님의 외딸이지.”

미즈하라의 설명을 듣고, 원희는 어이가 없었다. 어째서 구단주의 딸이 고작 팀닥터로?

그러고 보니, 아까 조금 전에 그녀의 입으로부터 다나오카라는 성을 들었을 때부터 어쩐지 이 야쿠르트 구단주의 이름이 생각났었다. 구단주와 성이 같아서... 원희는 야쿠르트팀의 열성팬으로서, 이 구단 감독이나 선수들의 이름처럼 구단의 구단주 이름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나오카라는 성은 일본에서는 비교적 흔한 성이어서 설마 그녀가 구단주의 딸이라고는 생각히지 못했었는 데... 저 여자가 구단주의 외딸이었다니...

“뭘 그리 놀래? 너도 우리 구단 팬이라면 알고는 있겠지? 우리 구단주의 이름 말야!”

미즈하라가 묻자, 원희도 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 알긴 알아요. 왜 바로 이 야쿠르트 구단의 대표이사인 분 말예요! 왜 한낱 넝마주이로부터 출발하여 온갖 역경을 딛고 자수성가하신 재벌 기업인으로 이름이 높죠. 인간승리의 표본 같으신 분이시죠.”

원희가 해명했다.

물론, 그녀도 이 야쿠르트 구단의 팬으로서 구단주인 재벌 기업인 다나오카 하나쯔키 씨에 대한 소문은 다 알고 있었다. 열살 때 부모님을 다 잃고, 60년대 열대여섯 때부터 넝마주이를 하여 모은 돈으로 착실히 기업을 창업하고 키워나가 마침내 일본내 10대 경영인이 된 사람이었다.

그 일대기는 텔레비젼에서 인간승리 특집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원희 자신도 감명깊게 보았으니까...(주: 한국의 성공시대 드라마처럼, 경제대국인 일본에도 물론 그런 드라마가 있다.) 원희가 이 야쿠르트 구단의 팬이 된 것 중에 여러가지중 한가지는, 바로 이 구단의 구단주인 다나오카 씨의 그런 매력에 끌렸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역시 아가씨도 명탐정이라더니, 귀는 넓은 모양이로군. 맞아! 그 분의 딸이지. 어렸을 때부터 의학에 관심이 많아 의사의 길로 가기로 했다는 데... 그래봬도 역시 구단주님의 딸이라 목록하지는 않아! 젊은 나이에 기어이 제도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우리 야쿠르 팀에 들어와 팀닥터가 되었어! 재작년의 일이지.”
“팀닥터라? 어머나, 도대체 왜죠? 제도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면, 그 실력으로 더 좋은 자리도 많을 텐데... 가령, 종합병원 자리라든가... 아버지가 재벌이니, 그냥 개인 병원을 세워줄 수도 있을 것인데...”

원희는 이유를 알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제도 의대라면, 일본에서는 제일 가는 의과대학이며 세계에서도 5걸 안에 드는 권위가 있는 대학병원이다. 그런 곳을 수석으로 졸업한다는 건 나잇살 깨나 먹은 남자도 어려울텐데... 하물며 여자가, 그것도 저 젊은 나이에 그 곳을 수석으로 졸업하다니... 그나저나, 더욱 이상한 것은 그만한 실력을 가진 그녀가 왜 고작 프로야구단의 팀닥터로 뛰고 있단 말인가? 원희는 그 점이 궁금했던 것이다.

“아? 그거? 실은 저 여자가 아버지 팀에서 뛰고 싶었대. 저 여자도 프로야구를 아주 좋아하거든. 운동신경도 뛰어나! 남자로 태어났으면 직접 프로선수가 되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자신은 여자라서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없으니, 대신 이렇게 프로선수의 몸을 돌보는 팀닥터라도 되고 싶었던 게지.”
“그랬군요! 하긴, 자신이 프로선수가 될 수 없으니까 프로선수들을 돌보는 직업을 갖고 싶었던 거군요.”
“그렇지!~”

미즈하라가 설명하였다.

“원래 우리 구단주 하나쯔키 씨의 아들딸들은 다 야구를 아주 좋아해! 하긴 프로야구를 창단한 사람 자녀들이니까, 당연한 문제긴 하겠지만... 구단주에게는 저 히토미라는 딸 말고도, 40대에 들어 늦둥이로 낳아서 이제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도 하나 있지! 글쎄, 아마 그 아이, 지금 17세가 되었으니까 네 나이하고 동갑일 게다!”

미즈하라가 원희를 바라보며 단정한다.

“저 여성 팀닥터에게 남동생이 있다고요? 저하고 나이가 똑같은?”
“그래! 왜 이름이 히토야마라던가? 예전에는 자주 우리 구단 시합에 나타나 응원을 하곤 했는 데... 지금은 대학 입시에 중요한 시기라서 자주 오지를 못하더군!”
“아 네...”

원희는 상황을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미즈하라의 증언은 계속되었다.

“그 히토야마라는 구단주 아들도 아주 야구를 좋아하긴 하는 데... 플라이볼도 제대로 못 받을 정도로 운동에는 젬병이라 야구선수는 못하겠고, 대신 머리가 좋고 수완과 손재주는 있어서 장차 다나오카 구단주가 자기 회사를 이어받게 할 참인가 보더군!”
“그래요...!!”

원희는 저 히토미라는 팀닥터가 구단주의 외딸이라는 데 적잖이 놀랐고, 또 그녀가 프로야구를 좋아하여 제도 대학을 졸업하고도 이 팀의 닥터로 들어왔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여자든 남자든 사람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의욕이 샘솟는 법이다. 그러나, 본인은 여자라 현행 프로야구 제도상 자신이 직접 선수로 뛸 수는 없으니,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던 모양이다.

비록 구단주의 딸에서 한낱 일개 팀닥터 생활을 하고 있긴 했어도, 그녀는 오히려 지금의 생활에 더욱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임이 분명했다.

‘참 대견한 여자로구나...’

원희는 다나오카 히토미를 쳐다보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원희가 이 상황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등뒤에서 통곡하는 듯한 애통한 비명소리가 나더니, 왠 젊고 아름다운 20대의 여자 하나가 현장으로 뛰어들어와 마침 팀닥터가 검시를 하고 있던 호리보시 감독의 시체에 와서 다짜고짜 달려붙었다.

“이, 이럴 수가! 감독님! 우아아아!~”

그 여자는 뜻밖에 제비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는 데, 감독 호리보시의 죽음에 크게 충격을 받은 듯이 감독의 사체 위에 엎드려 무척 서글피 대성통곡했다.

“어머, 난데없이 나타난 저 여자분 누구세요? 감독님 딸?”

원희는 그 난데없이 찾아든 그 여자의 모습을 보고는, 당황했는지 그녀의 신원을 미즈하라에게 캐물었다. 그러자, 미즈하라가 돌연 인상을 구기며 대답해준다,

“딸? 웃기네! 야가미라는 여자야! 구단에서 치어걸로 일하고 있는 데, 뜻밖에 감독님과 그렇고 그런 관계야!”
“네? 무슨 뜻이에요? 미즈하라 오빠! 감독님과 그렇고 그런 관계라니?”
“더이상 묻지 마! 죽은 사람 흉본다고 남들한테 딴 소리 듣고 싶지는 않으니까!”

미즈하라가 짜증이 난다는 듯이 대답한다.

원희는 상황을 짐작했다. 저 야가미라는 여자는 죽은 감독의 정부인 것이 확실하다. 저 호리보시 감독, 그러고보니 여자 되게 밝힌다는 소문은 이미 듣고 있었다. 그는 한 2년 전쯤에 여학생하고 원조교제를 하다가 주간지에 나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고, 얼마전에도 룸살롱에 자주 출입한다는 몰래카메라 장면을 어느 신문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아니, 자세히 생각해보니 단순히 듣기만 한 게 아니라 원희 자신이 실제 겪은 적도 있지 않은가? 불과 며칠 전, 원희가 호리보시 감독에게 협조를 요청하러 갔을 때 술에 취한 감독이 강제로 자신을 추행하려다가 술에 곪아 떨어져 그냥 잔 것 말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뭐 그런 그에게 애인 한두 사람쯤 있는 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 아니, 없는 게 더 이상하겠지. 원희는 대충 그렇게 추리했다.

‘아이고! 감독님! 호리보시 씨!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다니...’

그녀는 정부였던 감독의 시체 위에 엎드려 대성통곡했다. 경찰들은 이미 검시가 다 끝난 상황인지라, 그녀가 구슬피 우는 것까지는 내버려 두었다.

‘음?’

그런데 그때였다. 원희는 감독의 시체 위에 엎드려 울고 있는 그 치어리더 야가미의 행동에서 언뜻 이상한 느낌을 가져다. 그때, 야가미가 곁보기에는 무척 슬픈 듯이 감독의 시체 위에 엎드려 울고 있었지만 눈을 가린 두 손 사이로 어쩐지 희색이 반짝하고 도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비록, 불과 1, 2초밖에 되지 않는 순간이었지만 원희의 그 재빠른 눈은 그걸 놓치지를 않았던 것이다.

원희는 어쩐지 저 야가미라는 여자의 얼굴과 행동에서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꼈다. 비록 곁으로는 정부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어쩐지 너무나 그 행동이 어색한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었다.

‘어쩐지 너무 이상한 데? 비록 곁으로는 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는 듯 하지만, 잘보니까 속으로는 오히려 희색이 만연한 듯 싶어! 게다가, 저 슬퍼하고 있는 모습도 감정적으로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뭔지 너무나 안타까운 것 같은 표정이야! 왜 저러지?~’

원희는 두 번째 피해자인 호리보시 감독의 곁으로 달려와 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있는 그 야가미를 바라보며 어쩐지 언찮은 기분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 출동한 영구차에 죽은 감독의 시체는 실려졌고 야가미는 조금 전까지 마치 쇼하듯이 옆에서 오열하는 듯한 감정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금방 자신의 소형차에 올라타더니, 손수 운전을 해서 사라졌다. 원희는 그 모습까지 소상히 살펴보고 있다가, 역시 자신이 조금 전에 보았던 그 위화감은 쓸데없는 의심이 아니었음을 확신하였다.

“저, 신이치씨...”

원희는 그 모습을 보고 와서, 마침 수사진들과 함께 막 철수하려는 젊은 형사 신이치에게 자신이 조금전에 밝혀낸 한 가지 단서를 알렸다.

“저 야가미란 여자에 대해서 조사를 좀 부탁해요! 아무리 보아도 저 여자가 수상해요!”

원희가 신이치를 쳐다보며 단정하였다.

“저 야가미 말인가? 알았어. 내가 그럼 일단 반장님과 함께 경시청으로 돌아가서 저 여자의 신원조사 파일을 알아뒀다 나중에 사간날 때 네 핸드폰으로 전화하지. 핸드폰 꺼두지 말고 있어!”
“알았어요. 단, 오후 4시 이후에 전화를 해주세요. 저도 학생이니까 공부는 해야 되니...”

원희는 신이치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었다.

“알았어. 그럼 알아둔 게 있으면 오후 4시 이후에 전화를 하도록 하지!”

신이치가 밝혔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봐! 신이치군! 뭘하나? 현장조사는 다 끝났어. 철수한다.”
두쪽에서 오카야마의 고함이 들려왔다. 신이치는 그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 그럼 원희, 일단 나는 가보겠어.”
“네! 잘 좀 부탁해요!”

원희는 그날, 이렇게 신이치와 사건 현장에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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