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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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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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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호리보시 감독의 죽음.

  • 작성일 2019-02-07 오후 11:14:00 |
  • 조회 5
* 호리보시의 죽음 *
 
한편, 이날 저녁 원희는 프로야구장에 와 있었다. 오늘은 또 다시 아주 중요한 게임, 자신이 좋아하는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지금 야쿠츠 선수 살해로 말미암아 분위기가 가라앉았음인지 자꾸 연전연패를 기록하여, 다시 2위가 된 라이온즈에게 반 게임차로 바짝 쫓기고 있었다.

그런 판에 스왈로즈대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은 열성 프로야구팬인 원희로서도 가장 큰 관심이 갈 수밖에...

그녀는 그래서, 오늘은 늦게까지 수업이 있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몰래 땡땡이를 치고 프로야구 구경을 왔던 것이다. 좀처럼 땡땡이를 치지 않는 모범생인 원희였지만, 오늘의 대전이 워낙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단순한 프로야구 뿐만 아니라, 강타자 야쿠츠가 참변을 당했는 데, 범인이 아무래도 구단의 관계자나 선수들 중에 있는 걸로 보여 이 야구장에 자주 와서 조사해야만 놈의 꼬리를 밟을 수 있을 것 같기에...

“와아! 야쿠르트 파이팅! 이겨라!”

원희는 자신처럼 야쿠르트 팀의 선수들을 쫓아다니는 여고생 오빠부대들이 단체로 앉아 있는 벤치 한구석에 눌러앉아, 다른 소녀들과 함께 목놓아 야쿠르트 팀의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다.

“미즈하라 오빠! 오늘 한 방 부탁해요!”

원희는 마침 방망이를 윙윙 돌리면서, 오늘 시합의 톱타자 역할을 맡게 될 호타준족의 미즈하라 다카시 선수에게 환호를 보냈다. 아직 시합이 시작되기 전이었으나, 워낙 중요한 대전이었던만큼 사람들은 스탠드를 가득 메운 채 떠날 줄을 몰랐다.

“여어! 원희양! 자네도 왔나?”

이 팀의 톱타자인 호타준족 미즈하라가 관중석에서 목청을 높이는 원희를 발견하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든다.

“미즈하라 오빠! 한방 부탁해요! 야쿠츠 선수가 없는 지금, 믿을 사람이라고는 오빠밖에는 없어요!”
“그래! 알았다!”

미즈하라는 원희의 당부를 듣고, 배트를 휘두르면서 배터복스에 들어섰다.

원희는 앞서서도 밝혔지만, 이 야쿠르트 팀의 열성팬인지라 오래전부터 자주 이 야구장에 드나들어서 이 미즈하라 선수와도 사귀게 되었던 것이다. 원희는 이 야쿠르트 팀에서 제일 좋아하는 두 선수가 하나는 죽은 야쿠츠였고, 또 하나는 바로 이 미즈하라였다.

야쿠르트 구단의 주전 중견수이자 도루왕이었던 미즈하라 역시, 저기 구단의 여고생 오빠 부대의 리더로서 중요한 시합 때면 언제나 스탠드 맨 앞자리에 나와 자신들을 응원하는 원희와 눈이 익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원래 원희는 야쿠르트 팀에서도 강타자 야쿠츠 선수의 팬이었으나, 야쿠츠가 불과 보름전에 끔찍한 참변을 당한 뒤로는 이 미즈하라 선수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같은 이웃사촌이기도 했고, 또 야쿠츠가 죽은 이후로는 미즈하라가 이 팀의 타격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었으니까.

역시 이 날도 원희는 그런 연고로, 친구들과 함께 야쿠르 팀의 시합을 구경왔던 것이다.
“빵빠라빵!‘

미즈하라가 배터복스에 들어서자 마침 일제히 나팔 소리가 울려퍼지며, 드디어 시합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야쿠르트 팀의 선공으로 시합은 개시되었는데...??

‘딱!~~’

원희가 열나게 시합에 열중하고 있는 그 마당에서, 미즈하라의 배트가 경쾌하게 허공을 가르며 중견수 앞 적시타를 때려냈다.

‘와아!’

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환호를 질렀고, 톱타자로 나간 미즈하라는 안타를 때려 1루로 나갔다. 어쩐지 감이 좋았다. 오늘 시합이 잘 풀릴 듯 싶었다.

그러나, 이 감은 다 틀린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미리 밝혀서, 비록 이 날의 시합은 이겼지만 이 날 야쿠르트 팀에는 지난 번 야쿠츠 선수 살인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무서운 괴변이 닥쳐오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런 때였다. 막 선수들이 몸을 풀고서 시합에 임하려는 동안,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이런 때 덕 아웃 너머에 있는 복도에 붙어있는 선수대기실(휴게실), 냉방 장치가 잘 된 이 곳에서는 야쿠르트 팀의 감독인 호리보시 혼자서 호젓한 후식을 취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시합을 하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땀을 푹 흘리며 어느 정도는 몸을 풀어야만 했다. 더운 바깥에서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냉방 장치가 된 안으로 들어오면 감기에 걸린 위험도 크고, 또 근육이 경직되어서 시합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시합 중에는 이 휴게실로는 여간해서는 들어오지 않도록 엄명을 내려 두었었다.

또 같이 따라온 두 명의 코치들 중 하나는 지금 시합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려고 덕 아웃에 나가 있으므로, 오늘 이 휴게실은 감독 혼자의 차지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비록 지금 이 휴게실 안의 모습은 한가해 보이지만, 지금 1위 자리 지키기에 크게 고심하고 있는 감독의 심정은 그게 아니었다. 오늘, 만에 하나라도 지면, 2위팀 라이온즈에게 보름전에 빼앗었던 단독 선두 자리를 내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구단주의 앞에 끌려가 되게 혼날 것을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오늘 경기는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그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조금 있다 곧 시작될 라이온즈와의 시합에 대한 용병술을 머리 속으로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호리보시 감독이 오늘 시합에 대한 작전에 골몰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리더니 안으로 누군가가 쑥 들어온다.

“음? 누구야?”

호리보시는 눈을 크게 뜨고 그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음? 난 또 누구라고... 자넨 또 왜 여기 왔어? 자네들에게는 따로 준비된 휴게실이 있잖아?”
“아뇨! 전 쉬러 온게 아니라, 잠시 감독님께 할 긴한 이야기가 있어서요.”

그 누군가(?!)의 답변이었다.

“나한테? 뭔데?”

감독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그 묻는 순간 앞에 펼쳐진 모습에 더 이상 질문도 하지 않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이겁니다.”

그 누군가가, 돌연 감독의 눈앞에 왠 러시아제 토가레프 권총을 꺼내들고서 그의 가슴을 향해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너?”
“무슨 짓이냐고? 당신자신에게 물어봐! 이 스포츠맨의 가면을 쓴 악당 같으니... 당신 때문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만 한 사람의 과거를... 2년전 저팬 시리즈에서 당신의 더러운 욕심의 제물로 파멸당한 이 팀 에이스였던 기무라 노리카즈 선수의 복수다.”
“뭐? 뭣이? 기무라 선수? 혹시 그렇다면 보름전에 죽은 야쿠츠 선수도 네가...?”

호리보시 감독은 뭔가 짚이는 것이 있다는 듯이, 깜짝 놀랐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네가 범인이었나?”

“그래! 내가 바로 [검은 그림자]였다. 나머지 질문은 지옥에 가서 물어봐라!”
그 누군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퓻!’

소음기가 박힌 권총의 총탄은 병따개 따는 소리 정도의 소음만 낸 체, 호리보시 감독의 이마 한가운데에 날아가 박혔다. 찰나, 호리보시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눈을 부릅뜬 채 뒤로 벌렁 나동그라졌다.

호리보시가 죽은 것을 확인하자, 그 누군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서둘러 권총을 안쪽 주머니에 찔러 박더니 서둘러 선수전용 휴게실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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