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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랑(소설 2차 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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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사랑(소설 2차 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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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회 판단 일가의 부부싸움.

  • 작성일 2018-12-03 오전 12:02:00 |
  • 조회 7
  그러나 한편... 이러는 사이에 은신처에도 문제가 벌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은신처 식구들은 하나라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으니까, 식료품이나 기타 생필품은 바깥의 은신처 대문을 책장으로 위장해 가려주고 있는 사무실 직원들이 도맡고 있었는데...

  특히 여직원인 미프와 베프가 물건을 사다 나르고 있었다.
  그런데, 미프가 갑자기 독감에 걸려 드러눕는 바람에, 베프 양 혼자서 결코 부피와 무게가 녹록하지 않은 은신처 식구들의 생필품을 사다 날라야 했다.

  그런 판인데도... 눈치없고 어느 정도는 이기적인 판단 씨 내외가 어찌나 뭐 사다달라 아니면 뭐 구해다달라고 심부름을 시키는지... 사무실 일도 보면서 이런 일까지 하자니, 베프는 너무 바빠 일요일도 없을 지경이었다.

  “베프 언니,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해주고 시간 없다고 해요.”
  “맞아요. 언니는 사무실 일도 해야 해서 바쁘잖아요.”

  안네와 말고트가 베프양에게 이렇게 넌지시 충고해주기도 했으나, 뜻밖에 베프는 괜찮다고 하였다.

  “괜찮아. 뭐 나야 자유롭게 밖을 나다녀도 아무 문제가 없는 네덜란드인이니까... 저 판단씨 내외분은 하도 비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서 갑갑할 거야. 그렇다면 필요한 물건들이라도 부족하지 않게끔 열심히 도와드려야지...”

  그녀는 이처럼 밝히면서 자신을 위해선 그런 소릴 할 거 없다는 듯 만류하였다.

  ‘아아, 베프 언닌 천사가 분명해!’

  안네는 한동안 그렇게 생각하였다. 아니 순전히 적어도... 그때만은 그렇게 착각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주 :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물론 확실한 근거가 없는 만큼 헛소문일지도 모르긴 하는데... 나중에 안네 일가를 잡혀가게끔 게슈타포에게 밀고한 사람이 이 베프였다는 말이 현지에 떠돈단다. 천사는 무슨 얼어죽을...? 안네가 어린 아이 아니랄까봐 인간의 탈(가면)을 잘 몰랐던 모양이다. 인간에게 천사가 어딨냐? 하긴 천사가 아니라 하나님이라도 영원히 참진 않고 오히려 한번 진노하면 성질 못된 인간보다 더 무섭다. 그건 확실하다. 사람이라고 예외일까? 진정으로 남의 횡포를 그대로 참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 단지 못마땅하다고 즉석에서 화를 내지 않고, 뱃속에 쌓아두고 오래 참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베프도 어쩌면, 나중엔 저 판단 일가의 뻔뻔함에 못마땅해져 홧김에 게슈타포에게 은신처 사람들을 밀고해버린 거나 아닌지 몰라?)

  은신처에서 생긴 갈등은 미프 아줌마의 병과 베프양 문제만이 아니었다.

  “여보, 그 돈을 숨기면 어떡해? 당장 식료품을 뭘로 사라고?”
  “왜 이래? 내 옷 판 돈이니까 나중에 전쟁 끝나면 새 옷을 살 거라고...”
  “얼른 내놔.”
  “싫어! 못 내놔.”

  판단 부부가 크게 부부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판단씨가 요즘 들어 가지고 온 돈이 다 떨어져 가자, 식료품을 살 돈이 없어 아내의 털가죽코트를 엘리를 시켜 비싸게 팔았던 모양이다.

  하긴, 너무 오랫동안 일 년 넘게 벌어들이는 소득은 한 푼도 없이 여기 숨어 소비만 하고 살던 사람들이었으니... 이때쯤은 생활비가 바닥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일이었겠지만...

  부부싸움이 하도 심해, 안네 자매는 그 날 밤 거의 한숨도 자질 못하였다.

  ‘어휴, 저러다 누가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저럴까? 무서워 죽겠네.’

  안네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었다.
  결국엔 아버지 프랑크씨가 개입해, 서로간에 끼어들어 막 말려서야 겨우 상황은 진정되고 은신처도 조용해졌다.

  그 후, 며칠간은 은신처 사람들은 판단 부부의 생각없는 부부싸움의 소음 때문에 누군가 듣고 찾아오지 않을까 새가슴이 되어 맘을 졸이고 살아야만 하였다.

  ‘좌우간 판단 일가는 남에게는 일생에 도움이 안돼. 아들 페터만 빼고는...’

  안네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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