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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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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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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음모의 시작.

  • 작성일 2018-07-10 오전 12:40:00 |
  • 조회 13
* 음모의 시작 *

  그러나, 이 불행한 한 프로야구 선수의 죽음이 불과 몇 년 후 일본 역사상 프로야구계에서 가장 무서운 피비린내나는 사건의 동기가 될 것이라고는 그 당시에는 감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기무라 노리카즈 선수가 불의의 사고로 한많은 일생을 마감하고 만지 무려 2년 가까이 지난 어느 해 12월의 초겨울, 동경의 어느 구석에서는 또 하나의 무서운 음모가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이 곳은 동경 중심가에 자리잡은 마천루 하야트 호텔, 그러니까 1년전 기무라 선수가 차에 치어 부상을 입을 때 숙소로 썼던 그 호텔이다. 이 하얏트 호텔은 주로 프로야구단들의 전문 숙소로 많이 쓰이는 곳으로 지방 구단이 주로 묵었고, 근거지가 수도인 동경 구단이라 해도 구단에 묵지 못할 사정이 되면 여기에 주로 숙소를 정하고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심심찮게 프로야구 선수들을 볼 수가 있었다. 물론, 이 곳에선 이 호텔 측이 일본 야구 협회(한국으로 따지면 KBO)측과 협약을 맺어 숙박료를 싸게 해주는 대신, 이 호텔 측에 주로 묵는다는 밀약을 맺어두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 하얏트 호텔의 로비 어느 구석에서는 한 프로야구 선수가 몰래 어떤 여자와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도 가장 으슥한 구석에 숨어서...

  그는 뜻밖에 바로 가네하시 긴타로라는 이름의 투수로서, 이 동경을 본거지로 하는 세이부 라이온즈의 에이스 투수였다. 기무라가 가버리고 난 뒤, 지금 그의 위치를 베꾸고 있는 초일류 투수!~~

  이 가네하시는 재작년 기무라 투수가 비명에 간 뒤, 이제 그의 뒤를 이어 라이온즈의 에이스이자 일본 제일의 투수로 인정받고 있었다. 작년에만 성적이 무려 15승 4패 6세이브! 다승 2위에다 승률 1위, 방어율 2위의 성적이었다. 그런 가네하시가 어째서 이 호텔 로비에서 몰래 어떤 젊은 여자와 만나고 있는 것일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은 두 사람의 얼굴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눈동자가 음모에 이글이글 불타고 있는 것이 심상찮지가 않다.

  가네하시라는 사자 팀의 에이스 투수는 이때, 호텔 안 코피숍에서 팬이라며 찾아왔던 여자와 함께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잘 됐어?”
  “그럼. 오빠도 참. 내가 누구유? 감쪽같이 그 남자를 옭아 넣었으니까 아무 염려 마! 나도 이미 그 남자에게서 한 몫 단단히 뜯어냈고... 5천만엔 뜯어냈어. 우리 작전대로 다 잘 됐지 뭐!”
  “참 너도 대단하다. 요 여우야! 벌써 이런 식으로 신세 망치게 만든 남자가 나까지 포함해서 몇 명이야? 수십 명은 되지?”

  가네하시가 앞에 앉은, 그 색기가 줄줄 흐르는 요염한 여자에게 밝힌다.

  “그럼! 아마 더 될 걸!”

  그 카오리라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자는, 그 팀의 에이스 가네하시 선수에게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음흉한 어조의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후후, 어쨌든 그 친구를 옭아 넣었으면 됐어. 그럼 이번 일만 잘 마치면 드디어 난 학길파의 계약에서 영원한 자유의 몸이로군. 이번 일만 다 마치면 난 빚을 다 갚고도 남으니까...”
  “그럼. 우리 두목님, 비록 야쿠자 두목이고 악당이라고는 하지만, 약속 하나는 칼같이 지키시는 분이야! 신용 하나는 믿을 만 하지!”
  “어휴, 어쨌건 이번 일로 내가 빠지는 조건으로 친구를 대신 내가 빠졌던 덫에 몰아 넣었다다니, 이거 솔직히 양심에 찔린다.”

  가네하시가 갑갑한 듯이 말한다. 그러자, 옆에서 그의 넋두리를 듣고 있던 그 카오리라는 여자가 못난 소리 말라는 듯이 언성을 높인다.

  “무슨 소리야? 오빠! 맘을 독하게 먹어! 내가 잘되려면 남을 잡아 먹어야 하는 게 이 세상의 기본이잖아? 오빠도 그렇게 당하고서도 아직 그걸 몰랐어?”
  “하긴... 나도 그걸 몰라 너하고 쓰루요시가 판 함정에 빠져 지난 3년간 호되게 고생했었지. 어쨌건, 이번 일만 잘 마치면 난 자유의 몸이로구만!”
  “그럼. 오빠! 아무 염려마! 이번 일만 잘 끝내면 우리 두목님이 나한테도 한몫 단단히 주신댔거든. 이번에 일억엔 받으면 드디어 내가 꿈에도 바라던 오억엔에 도달하게 돼! 이거면 난 긴쟈 거리에다 가게를 낼 수도 있어. 그러기만 했다 하면 난 십년내 여류재벌되는 건 문제도 아니지 뭐!”

  카오리라는 그 여자는 황홀한 듯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으로 고백한다.

  일본은 땅값이 아주 비싸(하긴 우리나라는 뭐 한 술 더 뜨지만), 일본 수도인 동경의 노른자위에 룸싸롱을 내려면 적어도 우리 한국돈으로는 한 3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일본돈 5억엔이 그 정도의 가치니, 이번에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이 카오리라는 여자는 야쿠자들로부터 1억엔을 받으면 자기의 총재산이 드디어 5억엔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여자는 지금 그것을 밝히고 있었다.

  “햐, 이거 이제보니 아주 요물일세 그려! 오억엔이라니? 이제 겨우 이십대 중반에 일류 프로야구 선수인 나보다도 더 큰 부자잖아? 그 나이에 무슨 재주로 그렇게 큰 돈을 모았어? 보나마나 나같은 남자들을 물주로 해서 야쿠자들에게 긁어낸 돈이겠지? 이 꽃뱀 아가씨!”
  “그걸 이제야 아셨어?”
  “야! 너 참 대단하다. 돈이란 게 대체 뭐지? 솔직히, 나도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서 못 먹고 못 입는 데 포원이 져서 내가 소질이 있는 야구로나 돈벌어 보겠다고 작정하고 이 길로 나서 죽기살기로 싸워 성공한 사람이지만, 정말 나같은 배금주의자 눈에도 너같이 돈에 미친 사람은 생전 처음 본다. 이 기집애야! 도무지 뭐가 너를 그렇게 돈에 환장하게 만들었냐?”

  가네하시가 감탄인지 야유인지 모를 어조로, 그 카오리라는 여자에게 물어본다. 그러자, 그 소릴 들은 카오리는 콧방귀를 흥하고 뱉으며 설명해준다.

  “흥!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오빠, 이제 그걸 알았어? 그래! 난 돈에 환장한 년이야! 난 돈만 벌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악마에게 팔겠어. 난 돈에 원한이 맺혔다구!"

  그녀의 돈에 걸신들린 듯한 비장한 각오를 듣고는, 가네하시는 그녀에게 기가 막힌 듯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물어본다.

  “야! 카오리야! 넌 정말 독한 년이야! 대체 널 그렇게 돈에 걸신들린 독한 여자로 만든 원인이 대체 뭐냐? 이 스크루지 누나 자린고비 이모 같은 여자야! 나도 돈이라면 사족을 못쓰게 환장한 배금주의자지만, 진짜 너처럼 지독한 고등어짠지는 정말 첨 본다. 이 바늘 정도가 아니라, 창으로 찔러 죽여도 피 한 방울 안나올 계집애야! 무슨 이유가 있다면, 그 사연 좀 들어보자!”

  가네하시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차며 카오리에게 묻는다.

  그러자 카오리, 그의 질문을 듣고 왠지 갑자기 아주 어두운 표정으로 변하여 그를 노려보면서 대답해준다.

  “그걸 알고 싶어? 가네하시 오빠?”
  “응!”
  “좋아! 그게 그렇게 알고 싶다면 알려주지! 복수야! 세상에 대한 복수!”
  “복수?”

  가네하시는 눈이 동그래져서, 그 카오리라는 여자의 피를 끓이는 듯한 절규의 사연을 들었다. 카오리는 그렇게 밝히고는 비장한 결심을 한 듯이, 평상시 오빠라고 부르는 애인인 가네하시 선수를 쳐다보면서 자신이 돈에 환장한 사연을 대답해준다.

  “흥. 난 잊을 수가 없어. 내가 그 놈의 돈 때문에 평생 받았던 수모를...
  우리 아버지는 선량무구했던 분으로, 시골 고등학교 선생님이셨지. 술도 도박도 모르고서 평생 교육자의 정도만을 걸으며 사셨던 정말 살아계신 성자같은 분이셨어.
  그런데, 그런데... 인정많고 올바른 우리 아버지 성품이 저지른 단 한 가지의 잘못된 선택이 우리 가족의 운명을 하루아침에 갈라놓을 줄은 전혀 몰랐어. 어느 날이었어. 아버지의 학창 시절의 절친한 친구라는 한 사람이 찾아오면서, 자신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계약을 해야 하는 데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보증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버지에게 보증인 서명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했어. 물론 사람 좋으신 아버지는 멋도 모르고 보증인이 되고 마셨지.
  그런데, 그런데 그것이 바로 악마의 함정이었을 줄은 몰랐어. 그 친구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었어. 아버지에게 보증을 서 달라고 한 뒤, 불과 몇 달 후에 사업에 실패하자마자 난 모르겠다 식으로 혼자 남은 재산을 정리하여 미국으로 날라버리고, 그래서 빚보증을 서줬던 단란했던 우리 가정은 빚쟁이들 손에 풍지박산난 거야.
  아버지는 매일 직장까지 찾아오는 해결사들 등쌀에 결국 직장에서도 잘리고, 집은 물론 퇴직금까지 그 자들에게 다 뺏기고 말았어. 하지만 그러고도 빚이 엄청 남았지. 아버지는, 지독한 생활고와 빚쟁이들의 성화를 견디지를 못하고 어느 날 밤, 야반도주하고 마셨고 아버지마저 자신을 버리고 도주한 사실을 알게 된 우리 어머니는 끝내 며칠 후, 그 충격을 견디지를 못하고 목을 매고 마셨지. 더욱이, 지독한 것은 그 빚쟁이들이었어. 어머니의 영전까지 찾아와서 영전을 뒤엎으면서 나한테까지 돈을 내놓으라고 성화였어.
  그날 밤, 난 불량스러워 보이는 일단의 눈이 뒤집힌 채권자들에게 호되게 얻어맞고 겁탈까지 당했어. 돌림빵으로 말야. 난 그 이튿날, 저녁때가 되어서야 혼절 상태에서 깨어났어. 온 몸이 바스러지는 통증 속에서 말야. 벌거벗겨진 내 다리 사이로,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고이 지켜오던 순결이 온통 뻘건 피로 흘러나와 있더군.
  난 그때, 복받쳐 오르던 설움 속에서 굳게 맹세했어. 내가 이 지경이 된 것도, 부모님을 다 잃은 것도 알고보면 그놈의 돈 때문이라고... 그 놈의 돈을 쓰레기만큼 많이 모아, 나도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짓을 하면서 살면 복수가 된다고 말야. 그래서, 난 그때부터 결심했어. 어떤 수가 있어도 돈을 벌고 말겠다고 말야!”

  카오리는 오랫동안 자신이 품은 한을 한꺼번에 토해내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절규하였다.

  “그랬구만! 잘 알겠다! 하긴, 돈 때문에 그런 일을 겪었으면 돈에 원한 맺히게도 됐겠구나! 하긴, 나도 돈 때문에 걸신들려서 프로야구 선수가 됐고, 그러고도 모자라서 또 다시 돈 때문에 너와 같은 못된 길로 들어서기는 했지만...”
  “이제 알겠어? 가네하시 오빠!”

  카오리라는 여자는 눈을 빛내며 라이온즈의 에이스 가네하시에게 묻는다.

  “그래! 알겄다! 이 요물아!”

  가네하시가 카오리를 쳐다보며 대답해준다.

  “그나저나 오빠! 우리 오랜만에 만났는 데, 호텔 방에 들어가서 얘기해! 거기서 우리 이번 사업(?)에 대한 긴한 이야기도 좀 나누고...”
  “좋아! 그러자구! 나도 실상 몸이 찌뿌등했거든...”

  가네하시는 그 카오리라는 여자를 데리고 호텔 프론트로 갔다.

  그리고, 방 하나를 달라고 하여, 외진 방으로 나란히 걸어갔다.

  ‘편히 쉬십시오!’

  보이가 방을 안내해주고서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

  보이가 가네하시에게 약간의 팁을 받아 밖으로 나가자마자, 가네하시는 마치 성난 멧돼지처럼 덤벼들어 카오리의 입을 꽉 봉해버렸다. 그리고, 거세게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목에 마구 내뿜어대기 시작했다.

  “읍! 아휴! 숨막혀라! 이 남자가...”

  어느 새 두 사람은 알몸이 되었고, 가네하시는 그간 봄과 여름, 가을 동안 내내 프로야구 캠프에 갇혀 축적될대로 축적된 스테미너를 한꺼번에 다 쏟아 울분을 확 풀겠다는 듯이, 지칠 줄 모르고 그녀의 몸을 거칠게 탐닉하였다.

  ‘아아아!’

  카오리는 그 날, 가네하시의 무서운 힘에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무려 세 번이나... 본시 정력이 절륜한 데다, 지금 한창 시즌 중이라 합숙훈련 탓에 벌써 보름이 넘게 여자와 자지를 못했으니...

  ‘하아, 하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두 사람은 땀투성이가 되어 물먹은 솜처럼 침대 위에 널부러져 있었고, 다시 조금 시간이 더 지나자 비로소 두 사람은 흡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란히 테이블 위에 앉아 담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흠. 아뭏튼 이번 일은 네가 주역이니 잘 해야 해! 이번 일로 너와 내가 나란히 같이 살고 돈도 왕창 벌 수 있느냐? 아니면 잘못해서 감방 신세 지는 건 물론, 평생 야쿠자들의 추쇄에 쫓기게 되느냐 하는 건 이번 거사에 달려있다구!"
  “음. 알았어! 걱정 마! 오빠!”

  카오리는 침대에 가로 누워 담배연기를 기분좋게 흡입하며 후하고 내뿜으면서, 가네하시의 의견에 동조하였다.

  “그나저나 오빠, 그런 걸 여기서 함부로 말해도 괜찮을까? 이 호텔에 만약 몰래 카메라라도 설치되어 있으면...“

  신중한 카오리가 걱정스레 밝혔지만, 가네하시는 걱정 말라는 듯이 그녀를 안심시키며 밝혔다.

  “야야! 걱정마라! 내가 누구냐? 이 호텔이 주로 우리 구단 숙소라, 내 집보다 더 많이 자봐서 아는 건데... 이 호텔은 절대 믿을 만해! 그래서 내가 굳이 이 호텔에서 만나자고 한 거야... 이 호텔은 오직 고객의 비밀을 보장하는 걸 생명으로 삼고 있어. 그래서 방값도 아주 비싸지. 이 호텔이 비싼 건 굳이 시설이 좋아서만은 아니야! 알간?”

  가네하시가 약간 익살스럽게 밝혔다.

  “그랬구나! 어쩐지... 왕짠돌이 오빠가 어째 매우 비싼 별 네 개짜리 호텔에서 만나자고 했는가 했지... 별실에다 방까지 빌려서... 난 그게 단지 오빠가 이 호텔에 자주 묵어서 그런 줄만 알았는 데...”
  “그걸 이제 알았냐? 요것아!”

  가네하시가 마침 막 일어선 카오리의 볼기를 찰싹 때리며 되물었다.

  도대체 수수께끼였다. 이 카오리라는 호스테스 여자와 프로야구계의 거목이자 현 라이온즈의 에이스 투수 가네하시 긴타로! 이 두 사람은 지금 무슨 음모를 세우고 실행하려고 이러고 있은 것일까?

  가네하시는 카오리와 함께 나란히 침대에 걸터앉아, 역시 자신도 기분좋게 담배연기를 후하고 공중으로 피그르르 내뿜으면서 지금부터 약 2년여 전, 이 카오리라는 여자와 함께 지금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자신의 사냥감, [오비츠]를 함정에 몰아넣던 일을 회상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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