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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이치 스터디투어 살인사건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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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이치 스터디투어 살인사건[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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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회 에필로그.

  • 작성일 2017-03-27 오전 12:03:00 |
  • 조회 206
                                           * 에필로그

  이번 사건은 이렇게 모두 끝이 나고, 문제의 학습관에서 공부를 마치고서 동경으로 귀가한 어느 주말 오후...
  이 살인사건의 해결자인 이원희는 어느 집 거실에서 한 중년 신사분을 만나고 있었다. 그 분은 이번 사건의 범인... 기노타 하나에에 대한 사연을 원희에게서 모두 전해 듣고서, 한동안 크게 감동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언젠가 그 아이... 하나에가 다시금 죄값을 치르고 세상에 나오면, 나는 그 애를 죽은 노리코 대신 내 딸로 입적시켜 키울 거야. 교통사고로 갑작스레 부모를 잃은 그 아이를 내 호적에 올려 좋은 데 시집보낼 걸세."
  "네..."

  어릴 적부터 하나에의 이웃에 살았다는 노리코의 아버지, 하야마 노미스테 씨의 맹세였다.
  비록 몇 년 전에 사업에 실패하여 거지 신세가 다 되었다지만, 최근엔 겨우 재기하여 어느 정도의 사업체를 다시 일구신 분...
  그러나 불과 몇 달 전에 하나뿐인 자식인 무남독녀 외동딸을 그 간악한 자들에게 앗기고 말았으니 얼마나 심려가 크셨을까?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란 무섭다. 특히 하나뿐인 자식인 경우엔... 가슴에 묻고 살아가던 자식에 대한 마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법일까?
  그래서 억울하게 죽은 쥰지의 아버지인 노하라 시마즈 선생님도, 무려 3년이나 지난 그 사건이 못내 잊히지 못해 그들 범인인 불량학생들에게 그처럼 무서운 복수를 결행하고 마신 것이 아니시던가?
  원희는 바로 오늘 낮에 구치소에 들러, 이번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인 노하라 시마즈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비록 5명을 살해했지만, 동기상 정상이 참작되어 사형이나 무기징역은 면한 것 같다고...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어쩐지 모를 포만감이 넘쳤다. 오랜 세월동안 묵혀두었던 하나뿐인 자식에 대한 一片至恨을 자신의 손으로 풀어버렸다는 성취감이 그를 위로해줘서일까?

  또 한 사람의 범인, 하나에는 끝내 원희 자신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여, 결국 얼굴을 보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미성년자 소년범인 그녀는 형량도 가벼워 아마도 몇 년 후면 다시 햇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땐, 이 죽은 노리코의 아버지인 노미스테 씨만이 아니라 다시금 원희 자신도 하나에와 만나 좋은 친구로 살아갈 것을 결심했다.
  한달 전쯤, 처음 그 학원에 들어갈 때 우연히 하나에와 만나 친구가 되기로 결심했던 약속을 원희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다. 그 약속... 평생 잊지 않으리라... 그녀는 한순간 그렇게 결심하였다.

  원희는 나름대로 그처럼 결심하면서, 그 집 거실의 한 구석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한 소녀의 사진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그 소녀가 불과 석 달 전... 그 죽은 애들에게 살해된 [하야마 노리코]란 사실을 직감하고서 그녀의 명복을 마음 속 깊이 빌었다.
  원희는 난생 처음으로 단 한번, 오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죽은 [노리코]의 얼굴을 사진 속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친구여... 하지만 네가 하나에의 친구였다면 나에게도 친구야.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렴. 너의 명복을 길이길이 하나님께 빌고 있을게.'

  그녀는 한순간 두 손 모아 그렇게 다짐하였다.


  그 날... 원희는 저녁 늦게, 서녘 하늘에 반짝이는 샛별이 떠서야 겨우 하야마 노리코의 집에서 나왔다.

  "어쨌든 여학생, 리모도 하라히메라고 했나? 일부러 우리 딸의 사연을 알려주러 와서 고맙네. 맘에 든다면 언제든지 다시 놀러 오게나. 꼭 우리 죽은 무남독녀 딸이 살아 돌아온 것처럼 반갑네. 나이도 똑같고..."
  "네. 안녕히 계세요. 아버님."

  원희는 죽은 노리코의 아버지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서 떠났다.

  노리코의 집을 나온 그녀는 어쩐지 착잡한 기분을 곱씹으면서, 환한 불야성인 도쿄의 밤거리를 한정 없이 걸었다.
  하지만 비록 거리는 낮처럼 밝았지만, 어느 새 초겨울로 접어들어 무척 차가워진 저녁공기가 자신의 얼굴피부에 심한 자극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이 불었다.
  원희의 얼굴은 칼바람에 한순간 빨갛게 변했다.
  그리고, 어느 새부터인가 눈발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펑펑 함박눈으로 변해 내리기 시작했다.

  '어머. 올해의 첫 눈이야. 지금 내리다니... 아직 11월인데 벌써... 금년은 눈이 빨리 오는구나. 어느 덧 세월이 이렇게 되었구나. 그러고 보니, 나도 이제 한 달만 더 있으면 대학입시시험을 치러야지... 그래. 이미 이 사건은 끝난 일이고, 나도 내일부터는 다시 내 자신의 일로 돌아가 열심히 살아야지. 그래... 그래야지!'

  그녀는 이제 여고생으로 있는 날도 별로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비록 성적은 우등생이라, 일류대학 입시는 어렵지 않았지만 그래도 더더욱 노력하여 좋은 성적을 받아 대학에 들어가야만 한다.

  이제 그녀는 미성년자로서의 세월도 이 져가는 낙엽처럼 스러져가고 완전한 한 사람의 성인여성으로 환골탈태하는 자신을 느꼈다. 이제 이 겨울이 가고 새로운 봄이 온다면, 자신은 비로소 진짜 여성이 되는 것이다.
  
  첫 눈이 내리는 대도시 동경의 밤거리를 걸어 사라지는 원희의 뒷모습은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이제 미성년자로서 세월의 마지막을 느낀 탓일까?
  그런 그녀의 모습은 펄펄 내리는 눈발 사이에서 화려하게 작렬하는 네온사인 불빛 속으로 빨려들 듯이 사라져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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